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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공대생이 취업 대신 대학원을 선택한 이유 | 나는 어떤 사람인가?

얼렁뚱땅 통통이 2024. 7. 18.

이공계 학부생들은 3,4학년이 되면 취업과 대학원 진학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저는 이런 고민들 조금 이른 시기인 2학년 때부터 했는데요, 

 

결론적으로 저는 이번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으로 석박통합과정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취업과 대학원 사이에서 고민할 때 제가 고려한 요소들과, 주변 동기 및 선배들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아직 취업과 대학원 사이에서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취업 대신 대학원

 

1. 생각보다 취업 했다가 대학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제가 대학원을 선택한 첫번째 이유는, 선배들 중 취업했다가 대학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는 것입니다.

 

SKY 공대인만큼, 선배들이 취직한 직장은 대부분 삼성, 현대, SK 계열사들인데요. 

 

우리 나라에서 제일 가는 직장에 자리잡고도, 퇴사 후 대학원에 진학하는 선배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왜 퇴사 후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나요?'라고 여쭤보면 대부분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습니다.

 

학사 학위만으로는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지 못할 수 있다.

첫번째 이유는, 학사 학위만 가지고 있는 사원은 엔지니어로 일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승진과 부서 배치 과정을 통해서 커리어가 엔지니어가 아닌, 관리자로 정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사내 커리어가 정해진다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대부분은 인사팀 혹은 상급자가 정해주기 때문에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무슨 일하든 월급만 받으면 된다'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면 상관 없는 일이긴합니다.

 

다만, 10년 이상 일했을 때 나에게 남는 것이 어떤 기술, 노하우가 아니라 그 시간에 해당하는 월급 뿐이라면 이는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일은 박사가 한다.

중요한 일, 즉 요직은 박사가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박사 중에서도 핵심적인 분야를 전공한 분들이 요직을 맡게 됩니다.

 

이 말은 회사에 오래 근무할 경우, 임원을 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죠. 

 

아직 취업을 하진 않았지만 삼성과 SK 계열사에서 모두 인턴을 해본 제 동기는, 사원들 (학사, 석사, 그리고 박사)이 모두 입을 모아 박사 학위를 취득하라고 조언했다고 합니다.

 

 

2. 학사 학위로는 전공을 살릴 수 없다. 


제가 대학원을 선택한 두번째 이유는, '학사 학위로는 전공을 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대 공부가 쉽지 않습니다. 학부 수준에서도 충분히 어려운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첨단 산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는 너무도 기초적인 수준입니다.

 

 즉, 내가 어떤 전공을 공부했다고 해서 사회에서 남들보다 우위에 설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했기에 학벌에서 아쉬움이 없습니다. 이점만이 있겠죠.

 

하지만 학벌의 이점도, 30대가 되면 사라질 것입니다.

 

그 때 대학원 학위 없이, 학사 학위만 있다면 남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 우위가 없어진다는 것이 제 결론이었습니다. 

 

 

3. 박사 학위를 통해 '나'를 설명할 수 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석사는 주어진 연구를 하는 사람이고, 박사는 스스로 연구를 하는 사람이다.

 

 

즉, 박사는 '문제 의식', '연구의 필요성', '연구 설계', 그리고 '연구 수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인 것입니다.

 

만약 어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면, 그걸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것이죠. 

 

현대에 와서, 이러한 능력이 너무도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약 학위 과정에서, 그리고 학위 취득 후 자신이 진행한 연구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산다면 그 연구는 제 '브랜드'가 됩니다.

 

그리고 남들에게 '나는 이런 연구를 하는 사람이다'라고 소개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네이처, 사이언스 등 저명 학술지에 논문을 실은 연구자들은, 교수가 아니더라도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자신의 연구 성과를 홍보하기도 합니다.

 

평생 직장이 사라져가는 이 시기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할 수 있으려면 학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제가 수행한 '의미 있는 연구'가 필요한거겠죠?)

 

 

4. 개인적인 취향도 있다. 


지금까지 제가 대학원 진학(박사과정)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실 위에 언급한 3가지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들인데요, 

 

물론 이외에 개인적인 이유들이 몇가지 있기도 합니다.

 

하고 싶은 연구가 명확히 있기도 하고, 스스로 좋은 연구자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러한 '개인적인 느낌' 역시 대학원과 취업 사이에서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원은 최소 2년에서 6,7년까지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스스로의 감정적인 판단도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이 모두 현명한 선택을 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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